왜 지금 세계여행이 필요한가

지금 여행이 필요해?

 

세계여행이 요즘 트렌드인지 많은 블로거들의 세계여행 이야기가 눈에 많이 띈다. 내가 관심이 생겨 눈에 더 띄는건지 욜로나 소확행처럼 요즘의 트랜드의 일부분인건지.

 

청년취업이 힘들다던데 나도 원하는 직장을 못 구했다면 이래저래 핑계를 대고 세계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마냥 되지 않을 취업을 기다리는 것보다 여건이 된다면 아니면 알바를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세계여행을 가는게 얻는게 더 많을것 같다.

 

어쨋든 난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 (계속 이쪽 분야에 있고싶은지는 재고려가 필요할지도..) 

 

재취직이 안될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여행을 가고 싶은건지. 객관적으로 가고자 하는 이유가 타당한건지 확인하기 위해 비슷한 처지의 여행중인 (전)직장인들 블로그를 돌아다녀봤지만, 그들의 이유는 나에게도 적용 가능하지 않았다. 

 

정리가 필요했다. 회사에서 3년동안 배운게 있다면 pros and cons로 나누고 옵션별로 비용을 비교해서 가장 리스크가 적고 효과가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왜 지금 33살의 나이에 세계여행을 가야만 하는가. 나중에 돈 더 벌고 가면 안되나? 결혼해서 남편이랑 가는건? 세계여행 말고 해외 이직은 안되나?

 

1) 꼭 가야하나.

처음엔(취직 후 6개월쯤) 해외 이직을 생각했었다. 어차피 한국에서 이직하고싶은 회사는 없었고, 해외로 이직하면 근처 여행을 할 수도 있을테니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 최고 아닌가. 지금 3년차로서 느끼는건 일은 일이고 여행은 여행이다. 내가 원하는건 새로운 장소에서 일하는게 아니다. 하루 8시간 이상 나의 주도권이 없는 쳇바퀴 같은 삶에서 얼마동안은 떠나고 싶다. 대학원때는 너무 많은 자유가 부담스러웠고, 커리어우먼에 대한 환상 때문에 회사로 왔다. 사람은 변한다. 야근은 커리어상 좋을지는 몰라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세계여행을 갔다오면 80% 확신하건데 다시 일을 하고 싶고, 돈도 벌고 싶을것이다. 그때  열정적으로 일을 구하면 된다.

 

2) 왜 2019년 2월이어야 하나.

내년이면 33살이다. 그리고 아직 싱글이다.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때도 있지만 절대 가정과 아이가 있다면 3개월 이상 여행할 수 없다. 지금의 남자친구는 신기하게도 일하는걸 좋아하고 커리어를 단절시키고 떠날만큼 세계여행에 매력을 못느낀다. 결혼할꺼면 남편과 같이 가는것보다는 나 혼자 갔다 오는것이 리스크가 적다(이건 합리화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난 비혼주의도 아니고 아이가 갖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35살 전에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싶다. 해외에 가서 친구를 사귀기에도 50대나 60대 보다 30초반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3월에 그만두면 정확히 3년 2개월의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1월에 인센티브가 나오고 설 상여금이 2월에 나오니 천만원 이상 여행경비에 보텔수 있다. 다만 요즘 마음같아선, 한달이라도 빨리 나오고 싶어, 2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얼마동안 가야하나.

어차피 퇴사했는데 6개월이나 1년이나 비슷할꺼라 생각했지만, 경력이직 관련 서적을 읽다보니 6개월 이상 쉬는것은 사유가 분명하지 않은 이상 비추라고 한다. 그렇지만 6개월은 너무 짧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어차피 이직 process가 6개월정도 걸리니, 세계여행을 하면서 해외 이직자리를 구하는 방법이었다. 가기 전까지 30 곳,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50곳정도 레주메를 줄기차게 보내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서 현재는 10개월 정도 생각중이다.

 

4) 경비는?

다행히 저축/투자한것과 앞으로 남은기간동안 저축할 수 있는 금액으로는 꽤 오래 갈 수 있다. 나는 6-12개월 사이를 생각 중이고 4천정도 계획중이다.

 

5) 짐들과 주거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의 짐들이 있다. 인천공항을 들락거리기엔 영종도에 전세로 둥지를 트는게 비용과 거리 측면에서 가장 좋을 것 같다. 여기 전세금을 빼면 충분히 옮길 수 있다.

 

6) 취직하지 못하면 세컨드 옵션은?

엄청 고민중이다. 정해질때까지는 비밀이다.

 

3) 경력단절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커리어와 관련된 시험 보기. 스페인어 DELE A2자격증따기

여행전 얼만큼 준비하냐에 따라 여행에서 최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여행은 충동적으로 일이 싫어 가는 여행이 아니다. 여러가지 옵션과 내가 인생에서 정말로 원하는것들을 치열하게 고민해서 얻은 결론이며, 결정에서 비롯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떠날 예정이다. 그중 한가지가 커리어와 관련된 자격증, 그리고 적어도 영어 외에 다른 언어를 하는 것. 두렵다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는것 보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생길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 하는게 내 짧은 경험으로는 더 현명한 것 같다.